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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자 고민상담소] 지난 경력이 '물경력' 같다는 3년차 웹 개발자
    개발자 고민상담소 2019. 10. 21. 15:46

    오늘의 고민

    경력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무거운 뉘앙스를 갖는 것 같습니다. '경력이 있다' 는 문장을 들으면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 는 의미로 바로 받아들이게 되죠.

    하지만 n년의 경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직에 있어 불안감이 크고, 내 전문성이 무엇인지 헷갈리고, 심지어 다시 신입으로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오늘의 고민상담소는 그런 분들을 위한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한 3년차 웹 개발자의 고민
    "경력으로는 3년 정도인데, 회사 상황에 따라서 해야하는 일들 위주로 해와서 사실상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는 기분입니다. 물경력 같아요. 이직을 하려해도 현재 스스로에게 엣지가 없다는 생각이 드니 주눅들고, 이젠 내가 경력으로 지원하는게 맞는지 신입으로 시작해야 하는건지까지 헷갈립니다. 제가 어떤 마음을 가지는게 좋을까요?"

    위 고민에 대해 똑같이 웹 분야에서 일하는 두 개발자의 지극히 현실적인, 또 진심어린 조언을 준비했습니다.

    간단 요약 TL;DR

    1. 경력을 버리는 것은 정말 마지막 선택이다. 지금까지의 경력이 맘에 들건, 안들건 상관 없이 해온 일을 정리하는게 시급하다. 분명히 썼던 기술과 배웠던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을 잘 정리해두는게 급선무.

    2. 따로 시간을 내서 사이드 프로젝트나 학습을 할 수 없는 경우, 업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슈를 발견해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학습하는 것이 좋다. 여력이 된다면 해당 문제를 일반적인 기술 블로그 주제 수준으로 만들어 포스팅을 하는 것도 좋다.

     

    첫 번째 조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뒤를 돌아볼 시점"

    by 강관우, 현 카카오 웹 개발자

    만약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상태라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돌아볼 것 같아요. 현 상태로는 정말 보잘것 없는 것 같고 남들에 비해서 너무 뒤쳐진 경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보는거죠. 내가 어떤 기술을 썼고, 어떤 상황에서는 무엇을 배웠었는지. 이런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내가 어느정도의 도메인 능력은 길러왔다는걸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일단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정리해본 후, 다른 회사에 지원할 때는 그 회사의 사업 영역이나 채용 포지션에 맞추어서 새로운 도메인 스킬을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가야겠죠. 그 자신감은 어디서 갑자기 뚝 떨어지지 않으니까, 걸어온 길을 회고해봐야 하는 것이구요.

    주변에도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종종 봤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은 A인데, 요 몇 년간 B라는 기술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 같으니 그걸 새로 배워서 더 늦기 전에 신입으로 시작해보는게 나으려나? 뭐 그런 비슷한 고민을 하는거죠. 그런데 이런 경우,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 A에 대해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해왔던 일에 자신이 없고 확신이 없으니 자연스레 '나는 물경력이다' 라는 생각으로 귀결되는거죠.

    과거가 있기에, 현재도 있는거니까!

    누구에게나 신입 기간은 있고, 사실 신입 때 부터 커리어에 대한 큰 인사이트를 갖고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는 케이스는 드물다고 봐요. 그 땐 일단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해내는거죠. 만약 작은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면 때에 따라 정말 오만가지 일을 다 해야할 수도 있었을거구요. 하지만 그 과정을 '이것저것 다 하긴 했는데 뚜렷히 배운건 없는' 으로 만들것이냐, 아니냐는 스스로에게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이전에 속해있던 회사들이 작건, 크건 상관없이 업무를 해오면서 무슨 기술을 썼었는지, 어떤 것들을 배웠고 어떤 이슈들을 해결했었는지를 잘 정리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비록 특정 업계에만 귀속되는 기술 위주로 써왔을지라도, 그 안에서 나름의 도메인 기술을 잘 닦아왔다는걸 입증할 수 있다면 새로운 필드에서도 나의 학습능력을 발휘해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거에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대로 한 게 없는 것 같으면?

    솔직히 그럼 어쩔 수가 없죠.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요.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왔던 것이 극히 적고 내 기여도가 낮다면 다시 사이드 프로젝트라도 진행하면서 쌓고 싶은 기술 스택을 쌓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보통 요런 질문들이 옵니다. '개인 프로젝트 주제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전적으로 제 스타일의 학습법이긴 하지만, 저는 학습 스타일이 크게 두 개로 나뉘어져 있어요. 공부하고 싶은게 생기면 일단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예제 프로젝트 주제들을 갖고 계속 실습해봅니다. 구글링을 통해 samples, real world projects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나오는, 주제 자체가 특별하진 않지만 오롯이 학습을 위해서는 아주 좋은 주제들을 직접 손으로 구현해봅니다. 사실 상당히 지루한 과정인데, 공부를 위한 프로젝트는 어쩔 수 없이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스스로의 호기심이나 재미를 위해 프로젝트를 해보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들어 제가 경제와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졌다고 치면, 예전에 제가 일하면서 썼던 기술 스택을 그 서비스 구현에 그대로 써봐요. 그러면서 그 기술을 다시 한 번 써보고, 전에 해당 기술을 쓰면서 아쉬웠던 점들도 새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개선해보는거죠. 아예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을 때도 이전에 업무에서 만들었던 서비스를 그 기술로 다시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이건 사실 여유 시간을 따로 내지 않으면 하기 어렵긴 해요.

    어쨌든 제 의견의 핵심은 지나온 길을 잘 돌아보자! 입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도 있는거죠. 스스로 지금까지의 경력이 좀 맘에 들지 않더라도, 그런 감정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회고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제가 같은 상황이라도 그렇게 할 것 같고요. 정말 헛된 기간을 보낸게 아니라면 분명히 배운 것이 있을 것이고, 내가 다른 팀에 가서도 바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거에요.

     

    두 번째 조언 "경력을 버리고 신입으로 지원하는건 최후의 보루"

    by 이연복, K사 백엔드 개발자

    일단 경력을 버리는건 최후의 보루입니다. 내가 작은 회사에서 있었건, SI에 있었건 분명히 그 안에서 썼던 기술을 통해 배운 것들이 있었을거에요.

    심지어 특정 밴더에 종속되는 프레임워크 위주의 이력이라도, 그 기술도 나름의 배경이 있고 특징이 있을 것이며 응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을겁니다. 그런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력서에 잘 녹여내야죠. 여기서 이력서에 잘 녹여낸다는 말은.. 미려하게 글을 잘 써야한다던가, 해왔던 일을 세밀하고 자세하게 많이 나열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업무를 하면서 무엇을 배울 수 있었고,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그걸 어떻게 개선할 수 있었는지 짧은 포인트 위주로 명확히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프론트엔드, 백엔드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업무를 해왔다고 가정할게요. 정말 있었던 사실들을 다 나열하게되면 기술적 깊이가 얕겠다는 인상에서 크게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단순히 나열하는게 아니라,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업무를 모두 경험해보며 비즈니스 니즈를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던지, 두 영역 모두를 경험해보며 프론트엔드와 백엔드가 어떻게 연동되는지 배울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각 영역의 개발자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배웠다... 이런 본인의 러닝 포인트가 들어가는게 훨씬 낫습니다.

    절대 없는 스토리를 지어내자던가, 과장하자는게 아닙니다. 발자취를 잘 돌아보고, 분명히 배운 포인트가 있었을테니, 그걸 정리하자는 말이에요. 만약 아무리 돌아봐도 내가 배운게 없고, 도무지 자신있게 쓸 수 있는게 없다면... 그 때는 정말 신입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는게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업무와 학습을 어떻게 병행하는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업무와 어떻게든 연관을 지어서 학습을 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솔직히 주말에 공부를 하는 편이 아니에요. 항상 회사 업무와 연결해서 공부를 해왔고, 블로그에 정리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절대 회사 내의 이슈나 정보를 들추어 나의 콘텐츠로 활용하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일반적인 수준의 이슈로 끌어낼 수 있는 문제들을 찾아보자는 의미입니다. 예컨대 업무 중 JVM 메모리 관련 이슈들이 있었는데, 해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메모리 구조 학습 및 GC 알고리즘을 배우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 수기라던가... 그런 주제로 포스팅을 하면 좋겠죠.

    저는 항상 그렇게 학습 주제를 찾아왔었어요. 일반적인 블로그 기술 포스팅으로 쓸 수 있을만한 문제를 찾아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규모가 작던 크던 본인이 찾는다면 분명히 그런 지점들이 보일거에요. 따로 시간을 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 어렵다면 그렇게 진행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업무 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면 그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스스로 고민해보는 노력을 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당장 해결하진 못해도 힌트를 얻어나가는 과정에서 분명히 스스로에게 큰게 남을거에요. 단순히는 구글링을 하던, 정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SNS를 뒤져가면서 메시지를 보내던...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공부하고, 개선하고 팀에도 기여한다면 제일 좋겠죠.

    경력을 버리는건 제일 마지막에 해야 할 선택입니다. 현재 2~3년 정도 경력이 있다면, 뭐라도 해왔던 것들을 잘 엮어내고 정리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원하려는 회사의 사업 영역을 잘 이해하고, 본인과의 접점을 찾아서 준비하는게 좋겠습니다.


    마무리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 경력은 어떻게든 살려야 하며
    • 회고를 통해 해왔던 일, 썼던 기술, 배운 것, 종합적으로 난 어떤 스킬을 가진 개발자인지 정리해봐야 한다

    로 아주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말 자체는 굉장히 통상적인 조언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실현하기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미 '나는 물경력인 것 같다' 는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있다면 더더욱 그렇죠.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분들은 차근히 시간을 갖고 회고도 할겸 경력사항을 정리해보는게 좋겠습니다. 시간을 가지라는게 몇 개월 쉬면서 생각해보라는게 아니에요. 단 1~2일이라도 스스로에게 집중해보자는 의미입니다. 과거 어느 시점에 있었던 나쁜 경험이나 상황에 매여서 회고하지 말고, 정말 객관적인 입장이 되어보려 노력하는거죠. 그 과정에서 내 약점을 발견한다면 그건 앞으로 채워나가면 되는 부분이지, 삶에 영원히 새겨지는 낙인이 아니라는거 기억하세요!

    오늘의 고민상담소 내용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또 유익한 내용으로 금방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개발자 고민상담소' 는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혀있는 개발자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연재 시리즈입니다.
    현업 개발자들의 솔직한, 또 각자 다른 의견들을 한 데 모아 들려드림으로서,
    여러분의 고민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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